
- 01 회의록 요약 하나만으로 회의당 정리 시간이 20분에서 5분으로 줄었다.
- 02 3주 만에 전체 정리·번역·Q&A를 접었다 — 정작 유료 전환을 결심하게 만든 기능들이었는데도.
- 03 결국 노션 AI 하나가 아니라 딥엘·오터·ChatGPT까지 상황별로 나눠 쓰는 조합으로 정착했다.
업무용 노트 앱을 이것저것 옮겨 다니다가 3개월 전 노션 AI(Notion AI)를 매일 쓰기로 정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도 계속 켜두고 있다. 다만 처음 기대했던 기능의 절반은 3주 만에 손을 뗐다. 광고성 리뷰에는 잘 안 나오는 이 “그만둔 기능” 얘기부터 솔직하게 정리해보려 한다. 미리 말해두면 결론은 “이거 하나로 다 된다”가 아니라 “이건 이게 낫고 저건 저게 낫다”는 조합이다.
왜 노션 AI를 3개월 써보기로 했나
계기는 거창하지 않았다. 정리에 들어가는 시간 자체가 아까웠을 뿐이다. 회의 노트를 정리하려다 보면 탭이 대여섯 개씩 열려 있는 게 일상이었다. 회의록은 에버노트, 초안은 워드, 자료는 브라우저 탭 여러 개, 할 일은 종이 다이어리 — 전부 따로 놀았다. 정리에만 매번 적잖은 시간을 쓰면서도, 정작 그 주에 처리해야 할 업무는 뒷전으로 밀리는 일이 잦았다. 결국 노트 하나에서 다 되는지 직접 확인해보자고 마음먹었다.
노션 AI를 유료로 전환했다(팀 플랜 기준 1인당 월 10달러 추가). 연간 결제라 매달 청구서를 볼 일은 없지만, 대신 갱신 시점 카드 명세서를 보고 흠칫하는 쪽을 택한 셈이다. 그때부터 회의 노트, 업무 일지, 자료 정리를 전부 노션 안에서 처리하기로 정했다. 처음 2주는 신났다. 문제는 3주차부터였다.
회의록 요약 — 3개월 뒤에도 남은 첫 번째 기능
가장 확실하게 남은 기능은 회의록 요약이다. 회의 중 받아 적은 메모는 대개 문장이 끝나지 않은 채로 끊긴다 — 예를 들면 “예산 얘기 다시 → 다음주 목요일까지 A안 vs B안 정리” 같은 식이다. 이 원문을 그대로 붙여넣고 “핵심 결정사항과 액션 아이템으로 정리해줘”라고 지시하면 평균 30초 안에 꽤 쓸만한 구조로 나온다. 손으로 정리하던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 정확히 초 단위로 잰 건 아니지만, 체감상 절반 이하로 줄어든 정도였다. 효과는 참석자가 6명을 넘는 회의에서 특히 컸다. 발언이 겹치고 순서가 뒤섞인 메모일수록 정리 효과가 뚜렷하게 체감됐다.
문서 초안 — 형식이 정해진 글에서 강하다
문서 초안 기능도 남았다. 다만 조건이 있다 — 반복되는 형식(주간보고, 프로젝트 상태 업데이트)일 때만 강하다. 지난 3개월치 주간보고 3개를 보여주고 “이 형식대로 이번 주 것도 써줘”라고 하면, 문장 톤과 항목 순서가 기존 것과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손볼 부분도 많지 않았다. 완전히 새로운 형식, 예를 들어 처음 써보는 제안서 목차에서는 얘기가 달랐다. 참고할 기존 문서가 없으니 노션 AI도 일반적인 틀만 내놓았다.
그럴 땐 오히려 ChatGPT에 “이런 목적의 제안서 목차 구조를 3가지 안으로 제시해줘”라고 묻는 쪽이 더 다양한 선택지를 줬다. 정리하면 노션 AI는 이미 있는 패턴을 따라 쓰는 데 강하고, 완전히 새로운 구조를 뽑아내는 브레인스토밍은 ChatGPT 쪽이 낫다 — 3개월 써보고 내린 구분이다.
3주 만에 접은 기능들
반대로 3주 만에 접은 기능은 셋이다.
- 페이지 전체 자동 정리 — 날짜가 다른 메모를 억지로 한 문단에 뒤섞음
- 번역 기능 — “throughput”, “latency” 같은 전문 용어를 일반 단어로 풀어씀
- 워크스페이스 Q&A — 문서 100개 이상 쌓이면 엉뚱한 프로젝트 문서가 섞여 들어옴
첫 번째는 페이지 전체 자동 정리였다. 여러 날짜에 흩어진 메모를 하나로 합쳐 정리해주는 기능인데, 맥락이 다른 메모를 억지로 한 문단에 이어 붙이는 경우가 잦았다. 예를 들어 채용 관련 메모와 예산 관련 메모처럼 맥락이 전혀 다른 내용이 한 문단에 뒤섞여 나오는 식이었다. 정리된 결과를 다시 읽으며 “이게 대체 무슨 얘기였지” 하고 원본을 재차 뒤져야 했던 적이 여러 번이다. 정리하겠다고 켠 기능이 오히려 일을 늘린 셈이다.
번역 기능도 마찬가지였다. 영어 자료를 한국어로 옮길 때 전문 용어가 자꾸 일반 단어로 풀어써졌고, 결국 그 부분만 따로 딥엘(DeepL)에 다시 돌리는 이중 작업이 생겼다. 워크스페이스 Q&A는 문서가 100개 넘게 쌓인 뒤로는 답변에 엉뚱한 프로젝트 문서가 섞여 들어오는 일이 늘었고, 결국 검색은 그냥 손으로 페이지를 넘기며 하게 됐다. 아이러니한 건, 이 세 기능이야말로 노션 AI를 유료 전환하게 만든 메인 세일즈 포인트였다는 점이다.
3개월을 쓰고 나서야 상황별로 도구가 갈린다는 게 분명해졌다. 정리하면 이렇다.
- 실시간 음성 회의록(자동 녹음·화자 구분) → 오터(Otter.ai)[1]
- 손으로 적은 회의 메모 정리 → 노션 AI
- 전문 용어 보존이 중요한 번역 → 딥엘(DeepL)[2]
- 짧은 문장을 다듬는 수준의 번역 → 노션 AI
- 완전히 새로운 글 구조 브레인스토밍 → ChatGPT
- 이미 있는 문서 패턴 반복 → 노션 AI
회의록 쪽에서는 노션 AI와 오터를 자주 비교하게 된다. 반대로 대면 회의처럼 이미 손으로 받아 적은 메모가 있을 때는 노션 AI 쪽이 편하다 — 텍스트를 붙여넣고 바로 정리 지시를 내릴 수 있어서 앱을 옮겨 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범용 도구 하나가 아니라 상황별로 세 개를 병행하는 쪽이 지금은 더 현실적이다.
업무용으로 쓸 만한지 결론
정리하면 이렇다. 노션 AI는 짧고 구조화된 결과물, 그러니까 회의록 요약이나 형식이 정해진 문서 초안에서는 확실히 남길 만하다. 반대로 넓은 범위를 알아서 종합해야 하는 작업, 전체 정리나 워크스페이스 Q&A 같은 경우는 아직 사람이 직접 하는 게 빠르다. 전문 번역이 필요하면 딥엘 같은 전용 도구를, 화상회의 실시간 받아쓰기가 필요하면 오터 같은 전용 도구를 따로 쓰는 편이 낫다. 지금은 노션 AI, 딥엘, 오터, 그리고 가끔 ChatGPT까지 용도별로 나눠 쓰는 조합으로 정착했다.
하나로 다 되길 바랐던 처음 기대와는 다르지만, 그게 3개월간 얻은 가장 현실적인 결론이다. 매일 쓰는 도구를 하나 더 늘린 게 아니라 어떤 상황에 뭘 꺼내 쓸지가 명확해진 것, 그게 이번 3개월의 가장 큰 수확이다. 팀 규모가 크고 화상회의가 잦은 조직이라면 노션 AI와 오터를 같이 결제하는 쪽을 권한다. 개인 노트 정리와 문서 초안이 주 목적이라면 노션 AI 하나로도 충분하다.
관련 글
출처
- 1 외부 Otter's Voice Meeting & Real-time Transcription Features Otter.ai
- 2 외부 Explore DeepL's robust translation glossary https://www.deepl.com/en/features/glossary
실무에서 검증한 AI 활용 기록, 계속 받아보기
이 글에서 다룬 판단 기준과 실패담을 카테고리별로 더 모아뒀습니다.
댓글
0